동계 올림픽 덕에 “살맛나요”…한국선수들 잇단 낭보에 북가주 한인사회 후끈
실로 오래간만에 북가주 한인사회 곳곳에 웃음 꽃이 만발하고 있다. 동계 올림픽에서 잇달아 터져 나오고 있는 낭보 덕이다. 경기 불황·실업률 상승·복지 혜택 축소 등 우울하기만한 분위기에 젖어있던 한인들에게 한국 선수들의 선전 소식이 큰 활력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선수들의 경기가 있는 시간에는 메달 소식을 조금이라도 빨리 접하기 위해 남녀노소 가릴 것없이 컴퓨터 모니터 앞에 모여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환호를 보낸다.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기는 쉽지 않지만 인터넷 또는 문자 중계, 뒤늦은 동영상을 통해서라도 목이 터져라 한국 선수들을 응원한다. 직장인들은 한국의 경기가 있는 날은 퇴근을 재촉하거나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 작은 응원단이 꾸며지기도 한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 최모씨는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한국 선수들의 금메달이 풀어주고 있다”며 “예전에는 겨울 스포츠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올림픽을 보며 많은 걸 배웠고 앞으로는 직접 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샌드위치샵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불경기로 인한 갖가지 걱정거리가 사라지는 기분”이라며 “메달 딴 한국선수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접하면서 나도 큰 희망을 갖게된다”고 말했다. UC버클리 3학년 제임스 김군은 “한국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 때문에 외국 친구들에게 자랑할 거리가 늘었다”며 “특히 김연아를 모르는 학교 친구들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미국에서 불고 있는 ‘코리아 열풍’을 전했다. 올림픽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비단 어른들만이 아니다. 산호세에 사는 박보미(8)양은 “아빠를 졸라서 꼭 스케이트를 배우고 싶다”며 “김연아 언니처럼 얼음 위에서 멋지게 점프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같은 한인들의 열기는 주류사회에도 전해져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 경기가 있었던 지난 23일에는 NBC-TV 취재진이 본보를 방문한 것을 비롯, 베이지역 한인들을 대상으로 취재를 벌이기도 했다. 김판겸 기자